처음 시작은 아주 작고 사소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다이어트라는 말 자체가 스트레스였던 시절이 있었어요. 애 키우고 출근하고 야근하고, 숨 쉴 틈도 없이 하루하루 버티듯 살아가는데 도대체 언제 운동을 하며, 뭘 가려 먹겠어요. 냉장고 앞에 서서 뭐라도 빨리 먹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죠.
그러다 어느 날, 퇴근하고 집에 들어섰는데 남편이 무심하게 던진 말 한마디가 제 마음을 콕 찔렀어요. “요즘 조금 피곤해 보인다?”
그 말이 뭐라고… 그날따라 참 이상하게 들렸어요. 그냥 “피곤해 보여”였을 뿐인데, 왠지 모르게 ‘너 요즘 왜 이렇게 망가졌니?’라는 말로 들렸거든요.
그날 밤, 불을 다 끄고 혼자 거실에 앉아 핸드폰을 들여다보다가 건강식품 쇼핑몰을 보게 됐어요. 단백질 바, 닭가슴살, 단백질 쉐이크… 죄다 다이어트용 단백질 식품들이었죠.
순간 ‘나도 이제는 뭔가 바꿔야 할 때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스치더라고요.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닭가슴살 세트를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를 했어요.
닭가슴살, 그 첫 만남의 민망함
며칠 후, 박스 가득 도착한 냉동 닭가슴살을 꺼내들고 첫 시식에 도전했어요. 사실 좀 들떴어요. ‘이걸 먹으면 살이 빠지겠지?’라는 기대감도 있었고,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기분이 묘하게 설레기도 했거든요.
근데 한 입 먹자마자 멈췄어요. ‘이게 뭐야?’
진짜 너무 퍽퍽하고, 물도 없이 삼키기 버거웠고, 간도 안 돼 있어서 목에서 자꾸 걸리더라고요.
정말 창피하지만, 그날 저녁 결국 제가 먹은 건 아이가 남긴 김치볶음밥 반 공기였어요. 아… 이게 현실이지 싶었죠. 뭐든 시작은 어렵다지만 이렇게까지 어려울 줄은 몰랐어요.
시행착오의 반복, 그 와중에 한 가지 배운 점
그다음부터는 닭가슴살을 그냥 먹지 않았어요. 조리를 해보자, 방법을 바꿔보자, 그렇게 시도한 게 무려 스무 번은 넘었던 것 같아요.
후라이팬에 굽고, 에어프라이어에 돌려보고, 고추장 양념도 해보고, 큐브로 잘라서 샐러드에 넣어봤어요. 심지어 닭가슴살을 다져서 떡갈비처럼 만들어보기도 했어요.
물론 실패도 많았죠. 양념이 너무 짜서 배만 불렀던 날도 있고, 바삭하게 구운답시고 태워 먹은 날도 있었고요.
근데요, 이런 과정들이 점점 익숙해지니까 재미도 생기고, ‘내가 먹는 걸 내가 조절하고 있구나’라는 감각이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했어요. 예전에는 식사 시간이 그냥 스트레스였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기다려지더라고요.
계란 하나의 위력
그러던 어느 날, 냉장고에 닭가슴살이 똑 떨어졌어요.
대충 뭐라도 먹으려고 계란 두 개를 삶았죠. 근데 이게 생각보다 괜찮은 거예요.
고소하고 든든하고, 무엇보다 간편했어요. 아이도 같이 먹을 수 있었고, 저는 계란 두 알이면 오전을 거뜬히 버틸 수 있었어요.
그날 이후로 계란이 저희 집 냉장고 필수템이 됐어요. 삶아서도 먹고, 프라이로도 해 먹고, 스크램블로 만들어 밥에 얹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좋은 건 ‘가성비’였어요. 비싸고 멀게 느껴졌던 단백질 식품이라는 개념이 계란 하나로 싹 무너졌어요.
두부의 재발견, 그리고 내 식단의 변화
한창 단백질 챙겨먹기에 열 올리던 어느 날, 친구가 “두부도 단백질이야”라고 했을 때, 사실 좀 웃겼어요. 그냥 흔한 반찬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게 단백질이라고요?
그래도 궁금하니까 해봤죠. 두부구이, 두부조림, 두부부침개까지. 다 해봤어요.
놀랍게도 정말 맛있더라고요. 포만감도 좋고, 아이 반찬으로도 손색 없고, 무엇보다 다양한 요리에 응용할 수 있어서 요리하는 재미도 생겼어요.
그 후로는 식단 구성이 달라졌어요. 무조건 닭가슴살! 이런 식이 아니라, 삶은 계란, 두부, 연어캔, 콩나물에 계란 풀어 국 끓이기, 두부 넣은 부침개 등… 좀 더 부드럽고 덜 부담스러운 방식으로 단백질을 챙기기 시작했어요.
맛있게 먹는 게 먼저라는 걸 뒤늦게 알았어요
예전에는 단백질을 ‘억지로’ 먹었어요. 다이어트를 위해서, 건강을 위해서.
근데 이제는 ‘맛있게’ 먹어요. 내 몸을 위해 챙기면서도 내가 즐거운 방식으로 먹는 게 오래 가더라고요.
예를 들면 요즘 제가 자주 해먹는 게 닭가슴살 큐브를 에어프라이어에 바삭하게 구운 다음, 아보카도랑 같이 샐러드로 먹는 거예요. 거기에 오리엔탈 드레싱 살짝. 정말 맛있어요.
혹은 삶은 계란 반 개에 흑임자 소금 살짝 뿌려 먹으면 그 조합도 굉장히 고소하고 포만감 있어요.
아, 그리고 연두부에 간장 살짝, 김가루 얹어서 밥 반 공기랑 먹으면 은근히 배부르고 속도 편안해요.
이런 식으로 ‘먹는 즐거움’을 살려가다 보니 식욕 폭발도 줄었고, 폭식도 자연스럽게 멀어졌어요.
마음속에 남아 있는 단 한 마디
예전에 어느 블로그에서 봤던 문장이 있어요.
“다이어트는 음식을 끊는 게 아니라, 음식을 바꾸는 것이다.”
그 말이 정말 마음에 남았어요. 예전에는 뭘 끊으려 했고, 죄책감을 가졌어요. “빵 먹었으니 오늘은 망했어”라거나 “아이스크림 먹었으니 운동 두 배 해야지” 같은 식으로요.
지금은 달라요. 그날 그랬으면, 다음 식사는 단백질 위주로 구성하면 되는 거죠. 균형을 맞추는 거지, 벌주는 건 아니잖아요.
아이와 함께 앉아 식사하면서, 제가 준비한 두부부침개를 아이가 “이거 맛있다~” 하며 먹어줄 때면, 정말 괜히 울컥해요.
제 식단이 이제는 가족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걸 느낄 때, 이건 단순히 살 빼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좋은 삶을 위한 방향’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내 식탁엔 무엇이 올라와 있을까
이제 제 식탁엔 늘 단백질이 있어요. 삶은 계란 한 개, 구운 두부, 바싹 구운 닭가슴살, 연어캔 조금, 때론 콩비지 찌개 속 콩도 포함되죠.
조금씩, 꾸준하게,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는 여전히 번거롭지만, 단백질을 중심으로 식단을 짜다 보니 오히려 반찬 고민이 줄었고, 가족들 식사도 더 건강해졌어요.
그리고 저는 이제 ‘다이어트 한다’는 말보다 ‘건강하게 먹고 있다’는 말이 훨씬 편해요.
현실 육아맘의 단백질 식품 활용기
| 식품명 | 조리 방법 | 활용 팁 | 느낀 효과 및 후기 |
|---|---|---|---|
| 닭가슴살 | 에어프라이어, 팬구이 | 큐브로 잘라 샐러드에 넣으면 더 맛있음 | 처음엔 퍽퍽했지만 양념과 조리법 찾으면서 익숙해짐 |
| 삶은 계란 | 9~10분 삶기 | 흑임자소금이나 핑크소금 살짝 뿌리기 | 포만감 최고, 출근 전 아침 식사 대용으로 딱 좋음 |
| 두부 | 부침, 조림, 샐러드용 생식 | 조림은 아이 반찬으로도 훌륭함 | 식단이 부드러워지고, 가족 식사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듦 |
| 연두부 | 생으로 간장+김가루 | 밥 반 공기랑 같이 먹으면 속 편하고 포만감 있음 | 입맛 없을 때나 식욕 폭주 전 식단 리셋용으로 적합 |
| 연어캔 | 샐러드에 바로 넣기 | 양파채나 오이채랑 함께 섞으면 더 상큼함 | 고급 단백질 보충용, 가끔 기분전환용으로 좋음 |
| 콩나물+계란국 | 콩나물 끓이다 계란 풀어 넣기 | 간은 연하게, 아이와 함께 먹기 적합 | 저녁식사로도 부담 없고 속이 아주 편안함 |
단백질 식품 추천? 아니요,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누가 단백질 식품 추천해달라고 하면 저는 이렇게 말해요.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삶은 계란 한 알부터 시작해보세요.”
진짜 그 한 알이 많은 걸 바꿔놨거든요.
제 하루의 텐션도, 몸의 감각도, 식사에 대한 생각도.
단백질은 운동하는 사람들만 챙기는 영양소가 아니더라고요.
우리 같은 워킹맘도, 육아에 지친 엄마들도,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는 가장 든든한 에너지원이에요.
그러니 너무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냥 계란 한 알, 두부 한 조각,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변화는 시작될 수 있으니까요.
오늘도 저는 출근 전 삶은 계란 두 알을 먹었어요.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지하철에서 조용히 이어폰 끼고 음악 들으면서 출근할 때…
배는 든든하고 마음은 한결 가벼웠어요.
그게 제 일상의 작은 평화고, 건강의 시작이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