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평범한 어느 날 아침, 거울 앞에서 멍하니 서 있었어요
그날이 정확히 며칠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요. 출근 준비하다가 머리 말리면서 거울을 봤는데… 뭐랄까, 얼굴이 너무 낯선 거예요. 눈 밑은 푹 꺼지고 피부도 푸석푸석하고. 아, 그리고 입 주변에 자잘한 뾰루지가 올라와 있더라고요.
피부 뒤집힌 건 스트레스 때문일 거라 생각했는데, 그 순간은 딱 이런 생각이 스치더라고요. “내가 이렇게 생겼었나?” 그냥 헬스클럽에서 체중계 올라가서 숫자 보고 놀란 게 아니라, 내 모습이 나 스스로에게 익숙하지 않게 느껴지는 그 이상한 기분이 훅 밀려왔어요.
그날 아침에 바나나 하나 겨우 먹고 집을 나섰어요. 애 학교 보내고, 지하철 타고, 회사 도착해서 정신없이 일하고 나니까 점심시간엔 이미 머리가 띵 하더라고요. 왜 이렇게 집중이 안 되지… 커피를 두 잔 마셔도 졸려서 점심 회의에서 하품 참느라 죽는 줄 알았어요.
이게 다 체력 떨어진 건가 싶어서, 정말 몇 년 만에 진지하게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예전처럼 ‘일단 굶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죠.
굶는 다이어트, 몸이 진짜 망가진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어요
처음 며칠은 아침엔 물 한 잔, 점심엔 샐러드, 저녁은 아예 안 먹고 버텼어요. 그러고 나서 체중계 올라가면 숫자가 조금씩 내려가니까 기분이 좀 좋아지긴 하더라고요.
근데… 몸이 이상했어요. 일단 손이 계속 떨리고요. 말끝마다 헛웃음이 나와요. 뭐든 집중이 안 되고, 자꾸 깜빡깜빡하는 거예요. 집에 와서 애 숙제 도와주다가 내가 뭘 찾으러 냉장고 문을 열었는지도 기억이 안 날 정도로요.
밤에 누워서 핸드폰으로 검색하다가 ‘단백질 부족’이라는 키워드에 걸린 적이 있어요. 증상이 하나하나 지금 내 모습하고 너무 비슷한 거예요. ‘설마…’ 하고 넘기려다가 문득 지난 며칠 먹은 걸 떠올려봤어요.
바나나, 샐러드, 고구마, 방울토마토… 단백질이 하나도 없었어요. 너무 놀랐죠. 나 되게 잘 챙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기본 중의 기본을 놓치고 있었던 거예요.
닭가슴살이랑 삶은 달걀… 근데 양 조절은 너무 어려웠어요
그날 이후로는 ‘단백질 음식’을 검색해가며 매 끼니에 뭔가 하나씩 넣으려고 했어요. 처음엔 닭가슴살 한 팩 사서 회사 도시락에 싸갔는데, 식감이 너무 퍽퍽해서 반은 남기고 버렸어요. 너무 퍽퍽하고 질겨서 먹다 말고 눈물이 나더라고요. 웃기죠? 도시락 먹다 울기 있냐고요…
삶은 달걀도 해봤는데, 금방 물려요. 한두 번은 괜찮았는데 세 번째 날부터는 껍질 까는 것도 귀찮고, 냄새 때문에 지하철에서 괜히 사람들 눈치 보이기도 하고.
그 와중에 회사 동료가 단백질 쉐이크를 먹는 걸 보고 괜히 따라 해봤는데… 어우, 첫 맛은 달다 못해 이상했어요. 너무 인공적인 맛이랄까. ‘이걸 어떻게 먹지?’ 싶었는데, 물 대신 우유에 타서 얼음 넣어 마시니까 조금 낫더라고요. 그때부터는 진짜 ‘버틸 수 있을 만큼’은 되더라고요.
하루 단백질 권장량? 나는 너무 적게 먹고 있었더라고요
그때 알게 된 게, 보통 성인 여성 기준 하루에 최소 50g 정도는 단백질을 먹어야 한대요. 근데 제가 계산해보니까 고작 20g 남짓이더라고요.
닭가슴살 100g이 25g 정도 된다고 하고, 계란 하나가 6g 정도? 평소에 먹던 걸 생각해보면 거의 턱없이 부족했던 거죠.
이건 진짜 몰랐는데, 단백질을 꾸준히 먹으면 포만감도 오래가고 근육 유지에도 도움 된대요. 그러면 기초대사량도 떨어지지 않고 요요도 덜 온다니까… 아, 진작 알았으면 그간 헛고생 안 했을 텐데 싶었어요.
처음엔 ‘숫자 채우기’에 집중했어요. 단백질 몇 g 먹었는지, 칼로리는 넘기지 않았는지. 근데 너무 스트레스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그냥 밥상 위에 ‘단백질 음식 하나는 꼭 있다’ 정도만 유지해요.
어느 날 느꼈어요, 아… 몸이 달라졌다는 걸
단백질 섭취량 조금씩 늘리고 나니까 눈에 띄게 바뀐 게 있어요.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이 덜 무거워요. 전엔 침대에서 일어나려면 진짜 몇 분을 멍하니 누워 있었거든요. 근데 요즘은 눈 뜨자마자 ‘뭐 하지?’ 생각해요.
피부도요, 예전엔 메이크업 해도 안 먹고 들뜨고 그랬는데 요즘은 뭔가 결이 좀 부드러워졌다고 해야 할까요.
회사에서도 ‘요즘 얼굴 좋아졌어요’라는 말 들었는데, 진짜 무슨 에센스 바른 게 아니라 그냥 식사 바꾼 것뿐이었어요.
지금은 단백질이 ‘의무’가 아니라 ‘루틴’이에요
요즘은 아침엔 그릭요거트에 견과류, 점심엔 두부나 생선, 저녁엔 삶은 달걀 하나랑 샐러드. 딱 정해진 건 없어요. 다만 ‘단백질이 들어가야 한다’는 감각만 남겨두고 유연하게 조절해요.
가끔 바쁘면 간편한 단백질 바 하나로 때우기도 하고요. 전엔 무조건 삼시세끼 챙겨야 한다는 압박에 지쳤는데, 지금은 오히려 내 컨디션에 맞게 조절하면서 덜 피곤하게 살아요.
아이 간식 챙기면서 같이 삶은 달걀 먹고, 주말엔 아이랑 두부부침 해먹고. 그렇게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어요.
워킹맘의 일상 루틴 속 단백질 섭취 예시표
식사 시간 | 섭취한 음식 | 단백질 함량 (g) | 간단한 설명 |
---|---|---|---|
아침 | 그릭요거트 + 견과류 | 약 15g | 식사 대용, 아침 출근 전에 빠르게 섭취 가능 |
오전 간식 | 단백질 쉐이크 | 약 20g | 이동 중 또는 업무 시작 전 간편하게 섭취 |
점심 | 두부구이 + 현미밥 + 나물 | 약 25g | 탄수화물과 단백질 균형 잡힌 한 끼 |
오후 간식 | 삶은 달걀 1개 | 약 6g | 포만감 유지, 회의 전 집중력 보완용 |
저녁 | 샐러드 + 닭가슴살 100g | 약 30g | 가볍게 마무리하면서도 단백질 보충 |
하루 총합 | 약 96g | 성인 여성 권장량 50g 이상 충분히 충족 |
내가 나한테 남기는 말, 꼭 기억하고 싶어요
“잘하고 있으니까, 너무 조급해하지 말자.”
예전에는 살 빼는 데만 집중했는데, 지금은 ‘내가 살아가는 힘’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으로 먹고 있어요. 살이 빠지는 건 덤이에요.
워킹맘이라는 이름 아래 늘 바쁘게, 숨차게 살아가지만… 그런 와중에도 내 몸을 돌보는 걸 포기하지 않았던 내가, 요즘은 좀 대견해요.
단백질 하루권장량이란 말이 처음엔 어렵고 남 얘기 같았는데, 지금은 그게 나를 돌보는 기준 중 하나가 됐다는 게 참 신기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