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넘겼던 치통, 그게 시작이었어요
어느 날이었는지 정확한 날짜는 기억이 안 나요. 작년 여름쯤이었을 거예요.
그날도 똑같이 아침에 일어나 회사 가고, 늘 하던 대로 점심 먹고 커피 마시고… 그렇게 평범했는데, 유독 아랫니가 찌릿찌릿하더라고요.
처음엔 그냥 피곤해서 그런가 했죠. 그러다 며칠을 계속 그랬어요. 시릴 때도 있고, 음식 씹을 때마다 살짝살짝 불편한 느낌이 들었어요.
이상하다고는 생각했는데, 솔직히 말해서 치과는 좀 꺼려졌어요.
무섭기도 하고, 돈도 많이 들고, 시간 내기도 애매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계속 미뤘어요.
그러다 어느 날, 점심시간에 오징어볶음 먹다가 갑자기 통증이 확 왔어요.
순간 ‘아, 이건 진짜 병원 가야겠다’ 싶더라고요.
치과 상담 받으러 갔다가 멍해졌던 날
그래서 퇴근 후에 회사 근처 치과에 들렀어요.
의사 선생님이 잠깐 보고 나서 말하셨어요.
“신경치료 들어가야 될 것 같은데요.”
순간 멍하더라고요. 머릿속에서 ‘신경치료 = 몇십만 원’이라는 계산이 자동으로 돌아갔어요.
그때만 해도 몰랐어요.
내가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이 있는지도, 지금 내 나이에 해당되는 정책이 있을지도 전혀 몰랐죠.
그냥 병원비 어떻게 마련하나, 휴가 내고 언제 치료받나, 그런 현실적인 고민만 가득했어요.
그날은 치료는 안 받고, 일단 비용이 얼마나 나올지만 물어보고 나왔어요.
그런데 마음이 참 이상했어요.
아픈 것도 싫지만, 뭔가 내 몸을 내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책 같은 게 밀려왔거든요.
괜히 기분이 울적해져서 집에 와서 소파에 멍하니 누워 있었어요.
내가 처음 겪은 중장년 치과 지원, 이랬습니다
| 구분 | 내용 |
|---|---|
| 진료 전 증상 | 아랫니 시림, 음식 씹을 때 통증, 점점 심해지는 불편감 |
| 첫 치과 방문 | 민간 병원 상담, 신경치료 권유, 비용 부담으로 치료 보류 |
| 정보 탐색 경로 | 인터넷 검색, 블로그 후기, 시청 홈페이지, 보건소 구강보건사업 안내 |
| 처음 겪은 시행착오 | 예약 없이 보건소 방문 → 담당자 부재로 허탕 |
| 결정적인 계기 | 아내의 격려 한마디 “그래도 잘했어, 알아보는 것도 용기야” |
| 지원 신청 방식 | 보건소 전화 예약 → 구강보건실 방문 → 간단한 서류 제출 및 진료 |
| 실제 지원 항목 | 스케일링, 초기 충치 치료 일부 비용 감면 |
| 개인 비용 부담 | 민간 병원 예상 15만 원 → 보건소 지원 후 약 3~4만 원 정도로 완료 |
집에서 검색을 시작했어요
그날 밤, 마음이 계속 찝찝했어요.
그래서 노트북 켜고 치과 비용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어떤 글을 하나 보게 됐어요.
‘중장년층 치과 지원금 신청 후기’ 이런 제목이었는데, 처음 보는 말이라 클릭해봤어요.
글을 쭉 읽다가 순간 ‘어?’ 하고 멈췄어요.
저처럼 40대 중반쯤 되는 분이 치아 치료를 받으면서 지자체 보건소 통해서 지원금 받았다는 내용이었거든요.
헉… 나만 몰랐던 건가?
진짜로 이런 게 있다고?
그때부터 완전 눈이 번쩍 떠졌어요.
‘중장년 치과 지원금’, ‘보건소 치과 진료’, ‘구강보건 프로그램’ 등등 온갖 키워드를 넣고 새벽까지 검색했어요.
근데 그게요… 너무 복잡하더라고요.
지역마다 정책이 조금씩 다르고, 신청방법도 제각각이고…
“아 이건 진짜 뭐가 뭔지 모르겠다…”
중간에 한숨 푹 쉬면서 노트북 닫을 뻔했어요.
민망했던 첫 방문, 그리고 깨달음
그래도 다음날 점심시간에 용기 내서 보건소에 가봤어요.
근데요… 완전 허탕 쳤어요.
“구강보건실은 화요일 오전만 운영해요. 지금은 담당자 안 계세요.”
아… 민망하고 당황스럽고.
괜히 나 혼자 엄청 진지하게 생각하고 간 거였나 싶어서, 뭔가 얼굴이 화끈거렸어요.
그날 돌아오는 길에 스스로 되게 바보 같았어요.
“그냥 치과 가서 돈 내고 치료받지, 뭘 이런 걸 알아본다고 시간 낭비했나…” 싶기도 했고요.
근데 그날 밤, 아내가 그러더라고요.
“그래도 잘했어. 요즘 복지 많아졌대. 알아보는 것도 용기야.”
그 말이 이상하게 마음에 콕 박혔어요.
그날 이후로 다시 마음 다잡고 좀 더 체계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시청 복지과에 전화도 해보고, 보건소 홈페이지도 꼼꼼히 읽어봤어요.
결국엔 온라인으로 구강보건실 예약 잡고, 필요한 서류도 미리 출력해서 준비했죠.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된 것들, 그리고 남은 마음
| 항목 | 느낀 점이나 변화 |
|---|---|
| 가장 인상 깊었던 말 | “아프기 전에 오신 거 잘하셨어요. 몸은 나이 들수록 예방이 전부예요.” |
| 보건소 프로그램 인식 전 | 치과는 돈 많이 들고 무서운 곳, 가급적 피하고 싶은 곳 |
| 보건소 프로그램 인식 후 | 생각보다 많은 지원, 체계적인 진료, 친절한 설명, 마음의 안도감 |
| 가장 민망했던 순간 | 아무 예약 없이 보건소 갔다가 허탕 치고 돌아온 날 |
| 블로그에 쓴 이유 | 나처럼 몰랐던 사람에게 도움 주고 싶은 마음 |
| 주변 반응 | “우리 동네도 되는지 확인해봐야겠다”, “이런 게 있는 줄 몰랐다” |
| 이후 변화 | 보건소 프로그램 정기 확인, 건강관리 습관화 |
| 지금의 마음가짐 | 아프기 전에 돌보자. 몸을 아끼는 게 결국 나를 지키는 일 |
드디어 신청 완료, 치료 시작
예약한 날 오전에 반차 내고 보건소에 갔어요.
간호사 선생님께서 차분히 설명해주시더라고요.
연령대별로 받을 수 있는 항목이 조금씩 다른데, 스케일링은 기본 지원되고, 초기 충치치료도 일부 지원이 가능하다고 했어요.
진단 결과에 따라 본인부담이 있지만 그래도 민간병원보다 훨씬 저렴하다고요.
진료받고 나서 확인해보니, 제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이 꽤 있더라고요.
물론 모든 비용을 지원받는 건 아니었지만, 3~4만 원으로 받을 수 있는 치료라는 게 너무 감사했어요.
민간 병원 같았으면 최소 15만 원 이상은 들었을 거예요.
치료하면서 느낀 건… ‘왜 이걸 이제야 알았을까?’였어요.
지자체에서 하는 이런 복지 프로그램들이 이렇게 많고, 생각보다 진입장벽이 낮은데,
단지 우리가 몰라서, 관심이 없어서 못 누리고 있는 거더라고요.
블로그에 썼더니 반응이 의외였어요
며칠 후, 블로그에 후기를 썼어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처럼 몰랐던 분께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이런 식으로 가볍게 올렸는데, 예상외로 반응이 좋았어요.
“헐 진짜요? 저도 이 나이 되니까 치과 너무 무서워요.”
“우리 동네도 있는지 확인해봐야겠네요.”
댓글 달리는 걸 보면서, 아 내가 느낀 걸 다른 분들도 똑같이 느끼고 있었구나 싶었어요.
그때부터 생활정보, 복지정책 같은 걸 조금씩 블로그에 더 다루기 시작했어요.
요즘은 ‘건강 챙기기’가 제 일상이에요
그 뒤로는 주기적으로 보건소 프로그램 확인하고 있어요.
치아뿐 아니라 혈압 검사, 당뇨 관리, 중년 체형 개선 프로그램 등 정말 다양하더라고요.
예전엔 이런 거 귀찮아서 쳐다도 안 봤는데, 이제는 습관이 됐어요.
매달 한 번은 보건소 홈페이지 들어가보는 게 루틴이 됐어요.
혼자서 체중도 조금씩 관리하고, 음식도 신경 쓰게 됐고요.
무엇보다, 내 몸을 내가 돌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마음이 꽤 안정돼요.
그게 참 커요.
마음속에 남은 그 한 문장
그때 보건소에서 만났던 구강보건실 선생님이 마지막에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아프기 전에 오신 거 잘하셨어요. 몸은 나이 들수록 예방이 전부예요.”
그 말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어요.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 있다면, 저처럼 너무 늦기 전에 꼭 한 번 알아보셨으면 해요.
정보는 찾는 사람의 것이고, 건강은 챙기는 사람의 것이니까요.
지금은 아프지 않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하루하루가 훨씬 가벼워졌거든요.
그 작은 차이가, 생각보다 삶을 많이 바꾸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