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은 빠졌는데, 몸매는 왜 그대로일까?
둘째 낳고 나서 어느 날 거울을 봤는데요, 체중은 임신 전으로 돌아왔는데 느낌이 너무 다른 거예요. 옷은 예전처럼 맞는데 팔뚝은 늘어진 것 같고, 뱃살은 묘하게 접히고, 얼굴은 부어 보이고요. 숫자에만 집중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그때 처음 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체지방률에 관심이 생겼어요. 체중계 말고 체성분 분석기에 올라가봤더니, 체지방률이 34%가 넘더라고요. 그날 이후 제 관심사는 완전히 바뀌었어요. 그냥 살을 빼는 게 아니라 ‘체지방’을 줄이는 방향으로요.
검색보다 더 확실했던 건 주변 엄마들의 경험이었어요
블로그나 유튜브 보면 체지방 줄여주는 식품이라며 이것저것 많이 추천하잖아요. 닭가슴살, 고구마, 귀리, 병아리콩, 브로콜리, 사과, 그릭요거트, 올리브유까지요. 근데 워킹맘 입장에서 그걸 다 챙겨 먹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잖아요. 저는 회사 다니고 아이들 챙기고, 저녁 준비도 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오히려 믿을 만한 건 제 주변 엄마들 이야기였어요.
같은 유치원 보내는 엄마 중 한 분이 병아리콩으로 체지방 3% 줄였다고 해서 귀가 번쩍했고, 또 다른 분은 그릭요거트를 하루 한 통씩 먹고 몸이 가벼워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이야기들이 제일 와닿았어요. 그래서 저도 하나하나 시도해보기로 했어요. 대단한 변화가 아니라도 괜찮으니까,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일단 시도는 해봤는데, 다 먹을 수는 없었어요
처음엔 닭가슴살 도시락부터 시작했어요. 근데 세 번 먹고 손절했어요. 차갑게 먹으면 비리고, 데워 먹으면 퍽퍽하고, 회사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도 눈치 보이고요. 결국 안 먹게 되더라고요.
브로콜리도 나쁘지 않았어요. 데쳐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반찬으로도 되고 간식으로도 되니까요. 근데 손질하고 삶고 보관하는 그 과정이 너무 번거로웠어요. 특히 아침마다 도시락 쌀 때 시간이 부족하니까 손이 안 가더라고요.
귀리는 정말 기대 많이 했어요. 우유에 불려서 오버나이트 귀리 만들어 먹으면 편하다고 해서 해봤는데, 첫날은 맛있었는데 이틀째부터 좀 질리더라고요. 먹다 보면 목이 막히는 느낌도 있고, 아이들이랑 같이 먹기엔 반응이 별로였어요.
병아리콩은 삶아서 냉동해두고 샐러드에 넣어먹었는데, 이건 정말 괜찮았어요. 씹는 맛도 좋고, 고소한 풍미도 있고, 아침에 간단하게 먹기 좋았거든요. 특히 아이 간식 대신 줄 수 있어서 유용했어요.
가장 꾸준히 먹고 있는 건 그릭요거트예요. 처음엔 시큼한 맛이 좀 낯설었는데, 바나나 한 개 썰어 넣거나 꿀 한 숟갈 넣으면 완전 간식 느낌이 나요. 아침마다 한 통씩 먹는데, 포만감도 좋고, 커피 안 마셔도 든든해서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기준은 오직 하나, 꾸준히 먹을 수 있냐는 거였어요
워킹맘에게 다이어트는 단기 프로젝트가 아니에요. 매일매일 반복되는 루틴 속에서 ‘먹는 걸 어떻게 바꾸느냐’가 관건이잖아요. 아무리 좋은 식품이라도 귀찮거나 비싸면 오래 못 가요. 그래서 저는 기준을 바꿨어요.
맛있어야 하고, 편해야 하고, 너무 비싸지 않아야 하고, 우리 가족이랑도 같이 먹을 수 있어야 해요. 이 네 가지 기준에 맞지 않으면 탈락이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병아리콩, 그릭요거트, 견과류, 귀리 정도가 통과했어요. 간단하고, 부담 없고, 아이랑 같이 먹을 수 있었거든요.
물론 다 장점만 있는 건 아니었어요. 견과류는 잘못하면 과하게 먹어서 오히려 살이 찌고, 귀리는 질릴 수 있고, 병아리콩은 손질이 필요해요. 그릭요거트도 유제품이다 보니 속이 약한 분들은 소화에 부담이 될 수도 있고요.
몇 달 지나고 체지방률이 줄어들었을 때, 느낀 게 있었어요
처음 시작할 땐 사실 큰 기대 없었어요.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보자였어요. 근데 3개월 정도 꾸준히 실천했을 때, 체성분 분석 다시 해봤는데 체지방률이 4% 정도 줄었더라고요. 근육량은 거의 그대로고, 체중은 2kg 정도 빠졌고요. 숫자보다 몸의 변화가 먼저 느껴졌어요.
바지 허리가 여유 있어졌고, 앉았을 때 배 접히는 느낌이 덜하고, 계단 올라가도 숨이 덜 차더라고요. 거울 속 제 모습도 달라졌어요. 예전처럼 날씬하진 않아도, ‘탄탄해졌네’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때 느꼈어요. 아, 이렇게 조금씩 바꾸는 것도 큰 변화구나.
지금도 완벽하진 않지만, 방향은 맞았다고 느껴요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야식 당길 때 있고, 아이 간식 몰래 집어먹을 때도 있어요. 치킨 앞에서 마음 약해질 때도 많고요. 그래도 예전처럼 막 먹지는 않아요. 그릭요거트 하나 먹고도 배가 든든하고, 견과류 몇 알로도 만족할 줄 알게 됐고, 귀리나 병아리콩이 자연스럽게 식탁에 올라오는 게 일상이 되었어요.
남편도 처음엔 ‘이상한 거 또 시작했네’ 하더니, 요즘은 그릭요거트 같이 먹어요. 아이도 병아리콩 먹을 줄 알고요. 이렇게 자연스럽게 가족 식단까지 바뀌는 걸 보면서, 내가 시작한 변화가 의미 있었구나 싶어요.
제가 체지방률 낮추기 위해 꾸준히 먹었던 식품 비교표
식품명 | 먹는 방법 | 장점 | 단점 | 평소 활용도 |
---|---|---|---|---|
그릭요거트 | 아침 대용, 과일과 함께 | 단백질 풍부, 포만감 좋음 | 신맛에 적응 필요 | ★★★★★ |
병아리콩 | 삶아서 냉동 후 사용 | 씹는 맛, 간편한 단백질 공급 | 손질이 약간 번거로움 | ★★★★☆ |
귀리 | 우유에 불려 오버나이트 | 든든함, 식이섬유 풍부 | 간이 없어 밍밍하게 느껴짐 | ★★★★☆ |
견과류 | 간식처럼 소량 섭취 | 간편함, 포만감 도움 | 과섭취 시 칼로리 과다 가능성 | ★★★★☆ |
너무 거창하게 시작하지 말고, 하나만 바꿔보세요
혹시 지금 이 글 보시는 분들 중에서 ‘나도 체지방 줄이고 싶다’는 생각 하신다면, 진짜 현실적인 조언 하나 드릴게요. 무조건 하나만 시작해보세요. 귀리든, 요거트든, 병아리콩이든 뭐든 괜찮아요. 단 하나만 바꿔보세요. 그리고 그걸 일주일만 해보세요.
몸이 바로 달라지진 않겠지만, 기분이 바뀌어요. 뭔가 하나는 해냈다는 성취감이 생기고, 내가 나를 챙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러면 그다음이 쉬워져요. 두 개, 세 개가 자연스럽게 따라오고, 어느 순간 체지방률도 변하고, 몸도 변해요.
저도 그렇게 시작했어요. 완벽하려고 하지 마세요. 바쁜 엄마에게 완벽은 사치예요. 대신 지금 할 수 있는 거, 오늘 바꿀 수 있는 한 끼, 그거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아마 몇 달 뒤, 거울 속 자기 모습이 살짝 달라졌다고 느껴지실 거예요. 저처럼요.